공익적 가치가 살아 있는 조직 만들기 1
도서·연구자료 / by 와이즈서클 / 2018.12.19

 

NPO는 영리가 아닌 비영리를 추구하며 공익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조직입니다. 그렇다면 ‘수단’에 해당하는 조직 운영 방식이나 사업 진행 과정 또한 목적과 동일하게 가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NPO가 추구하는 공익적 가치에 부합하는 조직 운영이란 어떠한 것일까요? 모두를 이롭게 하는 철학이 담긴 사업 진행은 어떠한 모습일까요? <와이즈 서클(wise circle)>에서는 ‘공익적 가치가 살아 있는 조직 만들기’에 도움 될 만한 자료들 가운데 주로 책을 소개드리려 합니다. 먼저 읽고, 주변에 알리고, 조직에 추천하는, ‘지혜의 아이콘’이 되어보시기를 초대합니다.
“우리, 회의 방식을 조금 바꿔볼까?”
<시리즈 #1. 회의 재창조하기> - (1) 색다른 회의 구조

여러분은 ‘회의하자’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과 생각이 올라오시나요? “와~ 신난다~” 절로 미소가 지어지시나요? 아니면 “휴~ 또야?” 절로 한숨이 나오시나요? 첫 번째 경우라면 무척 축하를 드립니다! 기분도 좋고 효율성도 높은 그런 회의를 경험하고 계신가 봅니다. 불행하게도 제가 만난 분들의 십중팔구는 두 번째 경우에 가깝던데요. 답답하고 주눅도 들고, 오랜 시간 열심히 회의했으나 도로 제자리걸음 하는 결론으로 가는 것 같고.

이번 <시리즈 #1>에서는 “회의 재창조하기”라는 제목으로 새로운 회의 구조와 진행 방식을 제안하고 있는 책 5권을 살펴보겠습니다. (서클의힘/ 기적의 토킹스틱/ 홀라크라시/ 회의에서 똑똑해 보이는 100가지 기술/ 통합의 리더십) 지금까지 경험해 오신 다양한 회의들 가운데 협력적 과정과 현명한 의사결정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경우에는 어떠한 틀과 순서가 있었는지 떠올려보시면서 읽으시면 현장 적용이 더 수월해집니다. 


1. 크리스티나 볼드윈 외, 『서클의 힘』, 봉현철, 초록비책공방(2017).

  여기서 ‘서클’이라 함은 모두가 동그랗게 원으로 둘러앉아 모두가 참여하는 대화의 구조를 말합니다. 총 344쪽에 달하는 이 책의 장점은 실제 ‘서클’ 방식으로 대화 또는 회의를 진행해볼 수 있도록 순서와 역할들을 꼼꼼히 알려준다는 것입니다. 호스트도 있고 중립을 유지하는 가디언도 있고, 기록자도 있습니다. 편안하고 안전하게 회의를 시작할 수 있도록 공간과 분위기를 먼저 세팅합니다. 구성원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방식을 구조화하며 질문을 어떻게 던질지, 예상지 못한 갈등이 벌어지면 어떻게 대처할 수 있고 근본적인 문제에는 어떠한 접근이 조직에 도움이 되는지를 깊이 탐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일상에서 서클 활용하기’라는 제목의 마지막 장에서는 ‘부부’ ‘가족’ ‘이웃’ ‘지역 공동체’에 실제 적용해볼 수 있는 ‘서클 회의’ 방식과 사례를 따로 정리해주는 친절함을 담았습니다. 처음 시도해보는 이들도 특별한 전문적 기술 없이도 얼마든지 따라해볼 수 있도록, 상황에 맞는 질문들과 진행 Tip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벌써 30여 년을 ‘서클’로 회의와 워크숍, 교육 등을 진행해 온 저자의 손길로 수준 높은 내용을 단순하게 표현해준 설명에 감탄하게 되고, 무엇보다 마음을 울리는 표현들을 통해 그가 협력을 위해 애쓰고 또는 넘어져 실수하기도 하는 인간들에게 얼마나 애정을 담아 이 책을 썼는지를 느끼게 됩니다. 풍부한 실천 사례들은 머릿속으로 충분히 진행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생생하게 쓰였습니다. 이 책이 제안하는 순서와 방식 그대로 적용하지 않더라도 <서클의 힘>은 조직의 구성원들이 기간을 정해서 같이 읽고 해당 챕터에 관해 이야기 나누어볼 수 있는, 새롭게 회의를 재창조하는 시작에 아주 도움이 될 만한 책입니다. ‘정말 회의에서 우리가 진정 보고 싶은 힘은 무엇인지’라는 주제로 두런두런 이야기 나눠보시는 것도 적극 추천합니다.


ⓒ 알라딘 제공


2. 필리스 크런보, 『기적의 토킹스틱』, 이소희 외, 북허브(2014).

‘토킹스틱(Talking-stick)’은 직역하면 ‘말하기 막대’입니다. 위의 책 『서클의 힘』을 보면 구성원들이 원으로 둘러앉아 동등하게 골고루 참여할 수 있도록 ‘토킹스틱’이라는 도구의 도움을 받는데, 이 책은 재밌게도 이 도구에 관해서만 다룬 책입니다. 저자는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인류의 귀중한 지혜들을 연구하고 현대에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해 왔는데요, ‘토킹스틱’은 원주민들이 만 년 전쯤부터 사용해 온 소통의 도구이자 철학입니다. 직선 또는 네모, 세모로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원처럼 ‘순환’이 있는 소통을 지향하며 이에 토킹스틱이 도움을 줍니다. 의견이 서로 반대인 것도 돌고 돌아 이야기 나누다보면, 결국 같은 중요함에 관해 방법적 차이만 있을 뿐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토킹스틱은 손에 움켜쥠으로써 말하는 이에게도 발언의 힘을 주고, 구성원들에게도 그의 발언을 집중하며 경청할 수 있는 힘을 부여합니다. 저자는 겉으로 드러나는 방식만을 보고 그칠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원리와 에너지를 아주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협력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인간이 소통해 나가기를 염원합니다. 그리하여 현대인이 보기에 고대 부족 사회에서부터 내려오는 원주민들의 소통 모습들이 상상 속 동화 같이 느껴질 수도 있지만, 책을 읽다보면 지금의 우리들과 너무나 닮아 있고 통하는 인간의 본질을 만날 수 있어서 푹 빠지게 됩니다. 무엇보다 갈등이 생기고 조직이 분리될 때 인류의 조상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대처해 나갔는지를 이야기로 들을 수 있습니다. ‘성공적으로 토킹스틱 진행하기’나 ‘나만의 토킹스틱 만들기’ 챕터쯤으로 가면 비슷하게라도 조금 따라해봐야겠다 하는 마음이 들고, 체크리스트나 질문들이 따로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어 따로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회의를 위해 이 책을 끝까지 읽기 전에라도, 막대기부터 먼저 준비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알라딘 제공 


3. 브라이언 J. 로버트슨, 『홀라크라시』, 홍승현, 흐름출판(2017).

‘4차 산업혁명 시대, 스스로 진화하는 자율경영 시스템’이라는 부제가 붙었습니다. 당장 내일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해 가는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미래에 대한 준비는 아이러니하게도 스스로 진화해 가도록 ‘놔두는’ 것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관리와 통제, 치밀하고 보수적인 계획과 명령, 체계적인 계층 구조 등 이제까지 익숙해 온 운영 방식은 돌이켜보면 수고에 비해 오히려 진화를 방해하는 측면이 더 많았던 것이지요. 미래를 문제없이 맞이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무엇이었는지 이 책을 보면서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제안하는 것은, 구성원들에게 선택과 결정 그리고 창조적 시도에 관해 그 권한과 책임을 열어놓는 방식입니다. 실제 어떠한 순서와 질문으로 회의하면 이것이 가능한지가 체계적으로 친절하게 소개되어 있어서, 곧바로 보면서 직접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가령, 자신이 맡은 역할에 관해서 팀원들에게 ‘보고’하고 바로 문제에 관해 지적을 당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신의 일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스스로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를 말하고, 어떤 지원과 도움이 필요한지를 표현해주도록 요청합니다. 동료들은 ‘나 같으면 이렇게 해볼 것이다’ 또는 ‘이런 방식도 한번 선택의 후보로 올려놔보면 좋겠다’ 등을 돌아가며 이야기하고, 이를 다 들은 당사자는 그것들을 참고하여 자신의 결정을 말하며 여기에 모두가 신뢰와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회의가 마무리됩니다. 진행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질문이나 발언에 사용하는 단어나 표현들이 몹시 각각을 존중하고 힘을 부여해주는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이 책은 새로운 조직 운영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나, 무엇보다 회의 진행 방식에 관해 채택할 아이디어들이 깨알처럼 들어가 있는 게 장점입니다.


ⓒ 알라딘 제공 


4. 새라 쿠퍼, 『회의에서 똑똑해 보이는 100가지 기술』, 홍지수, 어떤날(2017).

‘구글 출신 회의 천재가 공개한 화제의 웹툰’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일종의 ‘쉬어가기’ 용도입니다. 큰 그림들과 말풍선 수준의 글자가 있는 ‘만화책’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100가지 기술에 관해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우리의 맨얼굴을 보면서 스스로들의 행동을 알아차리게 되는 ‘뒤통수 맞는’ 묘한 느낌이 찾아옵니다. 일종의 풍자와 해학을 통한 배움이랄까요. 아무튼 엄청 재미난 책입니다. 회의실에 입장하는 법부터 회의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도 준비한 태가 나는 법, 분명 다른 사람이 주재하고 있으나 자신이 회의를 이끌어 간다고 착각하게끔 만드는 법까지. 저자는 구글과 야후 회사에서 일한 15년이라는 경력을 통해 조직 문화, 특히 회의 시간에 관한 아주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줍니다. 이 책에 담긴 글들도 근무 시간, 회의 시간 때 끄적거리던 것이 블로그 개설로 이어졌고, 500만 뷰? 아주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종합판이 책으로 출간된 것이라고 합니다. ‘회의’와 관련된 사람들의 익살맞은 행동들은 왜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것일까요? 사람들과 함께 모여 이야기 나눌 ‘꺼리’가 많은 것이 좋은 책이라고 하던데요. 책 모양새와 일러스트가 일단 호감형이라 선물용으로도 좋고, 구성원들끼리 먼저 나눠보면서 변화를 위한 조용한 움직임을 계획해보시는 데 요긴할 그런 책입니다.


ⓒ 알라딘 제공 


5. 아담 카헤인, 『통합의 리더십』, 류가미, 에이지21(2008).

전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한 곳에 변화의 씨앗을 심고 동력에 힘을 보태는 저자가 자신의 손길을 거친 사례들을 감사하게도 이 책에 담아 들려주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1990년대 인종분리정책이 철폐되면서 앞으로 어떠한 미래로 나아가야 할지 혼돈의 시기를 맞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진행한 ‘몽플레 프로젝트’입니다. 미래에 펼쳐질 가능성이 있는 몇 가지 시나리오를 도출하여 현재를 살피고 실천 방향을 결정해 나가는 회의 방식도 흥미롭지만 이 책을 통해 가장 배울 수 있는 것은 ‘통합을 위해서는 얼마나 서로가 깊이 듣고 진심을 다해 말해야 하는지’에 관해서입니다. 의견들은 달라도 모두가 친구가 되어 소통할 수 있도록 회의를 아주 세심하게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공간을 열고 초대하고, 서로를 연결 짓게 하는 노력들을 솔직 담백하게 적어주고 있어서 큰 도움이 됩니다. 이밖에도 짧고 긴 다양한 워크숍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중 ‘문제 옆에서 야영하기’도 아주 흥미롭습니다. 이슈에 관해 깊이 생각하기 위해서 각자가 텐트를 가지고 산 곳곳에 자리를 잡고, 책이든 핸드폰이든 자료든 그 어떤 것도 들고 가지 않은 채 16시간을 홀로 고요히 머물다가 전체로 만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 정말 소중히 지켜야 할 본질이 무엇인가에 관해 아주 진지하면서도 단순해진 상태로 이야기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 소개된 방식들을 당장은 도입하지 못하더라도, ‘내가 염원하는 소통과 회의의 분위기가 이러한 것이었는데!’ 하는 어떤 순간의 전율들을 책 곳곳에서 느끼실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큰 매력입니다. 한국에서도 여기에 소개된 방식들로 워크숍과 회의를 진행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시다면 강력 추천해드리는 책입니다.


ⓒ 알라딘 제공 


<시리즈 #1. 회의 재창조하기> 다음 글에서는 ‘기여하는 퍼실리테이터란?’에 관해 소개드립니다. 




 


작성자 : 와이즈서클, 작성일 : 2018.12.19, 조회수 :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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