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적 가치가 살아 있는 조직 만들기 2
NPO보고서 및 연구자료 / by 와이즈서클 / 2019.01.10

NPO는 영리가 아닌 비영리를 추구하며 공익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조직입니다. 그렇다면 ‘수단’에 해당하는 조직 운영 방식이나 사업 진행 과정 또한 목적과 동일하게 가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NPO가 추구하는 공익적 가치에 부합하는 조직 운영이란 어떠한 것일까요? 모두를 이롭게 하는 철학이 담긴 사업 진행은 어떠한 모습일까요? <와이즈 서클(wise circle)>에서는 ‘공익적 가치가 살아 있는 조직 만들기’에 도움 될 만한 자료들 가운데 주로 책을 소개드리려 합니다. 먼저 읽고, 주변에 알리고, 조직에 추천하는, ‘지혜의 아이콘’이 되어보시기를 초대합니다.​



“우리, 회의 방식을 조금 바꿔볼까?”
<시리즈 #1. 회의 재창조하기> - (2) 기여하는 퍼실리테이터

여러분은 ‘회의하자’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과 생각이 올라오시나요? “와~ 신난다~” 절로 미소가 지어지시나요? 아니면 “휴~ 또야?” 절로 한숨이 나오시나요? 첫 번째 경우라면 무척 축하를 드립니다! 기분도 좋고 효율성도 높은 그런 회의를 경험하고 계신가 봅니다. 불행하게도 제가 만난 분들의 십중팔구는 두 번째 경우에 가깝던데요. 답답하고 주눅도 들고, 오랜 시간 열심히 회의했으나 도로 제자리걸음 하는 결론으로 가는 것 같고.

<시리즈 #1> 두 번째로 “기여하는 퍼실리테이터”라는 제목으로 회의에 도움이 될 만한 진행자의 역할 및 태도에 관해 다루고 있는 책 5권을 살펴보겠습니다. (민주적 결정방법론/ 셀프 오거나이징/ 액션러닝의 힘/ 퍼실리테이션 테크닉 65/ 회의 없는 조직) 근본적 질문으로서 ‘진행자’란 무엇인지, 우리 조직의 성격상 얼마만큼의 권한과 역할을 맡는 회의 진행자가 필요한 것인지 등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 책들을 매개로 도움 되는 진행과 그렇지 않은 진행을 사람들과 분별해보는 장을 마련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1. 샘 케이너, 『민주적 결정방법론』, 구기욱, 쿠퍼북스(2017).

  단행본 치고 큰 판형에 408쪽이라는 분량은 보기만 해도 책 제목에 걸맞은 믿음직스러움을 선사합니다. ‘민주적 결정’이란 말에 심장이 뛰는 이들에게 친절하고 상세하게 방법론을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의사 결정의 원리와 진행의 철학에 관해 차분히 생각해보게 한다는 것입니다. ‘퍼실리테이터의 핵심 기술’이란 제목으로 정리된 부분은 왜 그러한 기술과 태도가 필요한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고맙습니다. 퍼실리테이터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은 물론, 오래 진행자 역할을 수행해 온 분들이 초심으로 돌아가보도록 안내해주는 데에도 도움 주고 있습니다.
  목차에 보면 ‘지속가능한 동의’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의견들이 등장하고 확산되다가 점점 합의로 수렴해 가는 과정을 잘게 분절한 뒤 적절한 타이밍에 따른 진행 기술을 알려줍니다. 다양한 도식과 표로 설명을 정리해주고, 글 박스로 내용을 요약해주기도 합니다. 모두가 난처해질 때 중심을 잡는 진행 기술을 배울 수 있습니다. 저자는 모든 기술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원리와 태도로 ‘공감’ ‘연결’을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서로에게서 다른 입장과 사고방식들이 나올 때 진행자가 던지는 ‘존중의 멘트’들을 소개하며 이것이 어떠한 흐름으로 연결을 만들어내는지를 알려줍니다.



ⓒ 알라딘 제공


2. 해리슨 오웬, 『셀프 오거나이징』, 한국오픈스페이스연구소, 용오름(2010).

  스스로가 기획하고 수행하는 과정인 자기 조직화(Self Organizing)에도 리더 또는 진행자가 필요합니다. 저자는 이를 파도 타는 사람에 빗대어 ‘웨이브 라이더’라는 명칭으로 표현합니다. 조직문화 이론가이자 경영 컨설턴트인 저자는 세계적인 영리 기업뿐 아니라 전 세계에 평화가 필요한 여러 공동체와 지역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경험을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책은 크게 2부로 나뉘는데, 절반 이상이 ‘1부 웨이브 라이딩의 준비’를 다루고 있습니다. 웨이브 라이더가 바라는 ‘하이 퍼포먼스’를 위해 자기 마음을 어떻게 전환하는 것이 좋을지부터 공간을 얼마나 개방적이며 질서 있게 만들 수 있는지에 관하여 다양한 비유를 사용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자연과학에 기댄 조직문화 이론들을 사이사이에 넣어서 읽고 도움 받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2부 미래로 나아가는 웨이브 라이더를 위한 안내’에서는 1~8단계까지 세분화하여 안내해주고 있습니다. ‘누가 오든, 오는 사람이 맞는 사람이다’ ‘언제 시작하든, 시작하는 시간이 맞는 시간이다’ 등의 원칙들을 알려주며, 살아 있는 생명체로서의 조직이 갖추어야 할 시스템에 리더/진행자가 수면 아래서 어떠한 노력들을 해볼 수 있는지를 말해주는 아주 고마운 책입니다. 조직이 스스로 알아서 굴러가도록 하는 자율적 시스템에 관심이 있으신 분, 각자의 주체성이 높게 발휘되도록 돕는 진행자/리더의 사고방식과 태도가 궁금하신 분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 알라딘 제공

3. 마이클 J. 마쿼드, 『액션러닝의 힘』, 이태복, 패러다임컨설팅(2004).

  액션러닝(Action Learning)에서는 기본적으로 문제를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닌 배움의 기회가 되는 ‘도전 거리’로 여겨, 일시적으로 외부의 힘을 빌리기보다 내부에서 함께 성찰하고 학습하는 프로세스 확립에 주목합니다. 여기에는 ‘코치(리더)’가 존재하는데, 학습을 돕는 데 있어서 문제에 개입을 허용할지가 ‘퍼실리테이터’의 존재 및 역할과의 차이를 낳습니다.
  물론 이 책은 액션러닝의 전반적인 안내와 기획 및 실행 가이드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퍼실리테이터 관련한 부분만을 보고자 한다면 7장 ‘코치’부터 보셔도 무방합니다. 여기서 코치는 행동-질문-성찰-학습 과정에 있어서 비교적 적극적인 촉진과 지원 역할을 수행하므로, 일반 퍼실리테이터와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는지를 견주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먼저 우리는 문제를 보통 어떠한 관점과 방향으로 풀어 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고, ‘동기 부여와 임파워먼트의 다른 점’에 관한 내용을 읽으면서 우리 조직이 필요로 하는 촉진은 어느 수준인지 등을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안내하는 코치의 역할은 서로가 돌아가면서 맡을 수도 있고, 권한을 나누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 책은 미리 정해져 있는 정답에 구성원들을 맞추기 위한 진행이 아닌, 모두가 모였을 때 비로소 지혜를 도출해 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묻고 말을 거는 진행의 모습을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알라딘 제공​


4. 호리 기미토시, 『퍼실리테이션 테크닉 65』, 임해성, 비즈니스맵(2014).

  저자는 일본 퍼실리테이션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판형도 작고 195쪽의 얇은 이 책은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을 수 있는 ‘퍼실리테이션에 관한 기본 입문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퍼실리... 뭐?’라면서 이 단어를 처음 듣는 이들부터 읽을 수 있도록, 회의 진행에 있어 주로 사용하는 단어들의 뜻과 사용법에 관해 간결하면서 분명하게 잘 정리해주었습니다. 부록에 용어 색인을 넣어준 것도 그런 면에서 친절한 책이라 볼 수 있지요.
  ‘경청’ ‘갈등’이란 어떤 뜻의 용어인지부터, 논리를 구조화하는 데 있어 다양한 유형들을 이해하기 쉽게 소개해주고 특히 질문법과 그 다음 연결할 진행 멘트들을 아주 깔끔한 모범 답안 식으로 정리해놓은 것이 참 마음에 듭니다. 여행 가이드북처럼, 주제 하나당 한 페이지 서술로 되어 있어서 곁에 놓고 그때그때 해당 페이지를 펼쳐서 모범 답안대로 따라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아주 기본적이고 핵심적 한두 가지만을 소개하고 있는 개괄서라서 항목별로 더 깊이 배우고 알고 싶은 분들은 다른 책들을 이어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말은 즉, 그만큼 내가 어떤 부분에 관심이 가는지를 확인해보도록 하는 전체 지도 같기도 합니다.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맨 끝장에 담은 ‘실천’ 부분인데, 5페이지라는 짧은 글 안에 가상의 한 인물이 퍼실리테이터로 기여하기로 마음을 먹고 조직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말을 꺼내어 회의를 진행해 갔는지를 스토리텔링으로 적어준 부분입니다. 그렇다고 이 부분 먼저 보시는 것은 비추입니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나간 뒤 마지막에 보셔야 이론을 총정리하고 이제 현장으로 나갈 수 있겠다는 뿌듯함을 얻을 수 있답니다.


ⓒ 알라딘 제공​


5. 김종남, 『회의 없는 조직』, 플랜비디자인(2016).

  위의 책 『퍼실리테이션 테크닉 65』의 확장형 같은 책입니다. 비슷한 목차 흐름으로 300쪽 분량입니다. 그런데 국내 저자라서 한국 상황을 고려하여 설명해주는 점과 우리가 참고하면 도움 될 만한 외국 조직 사례들을 가득 담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각 장마다 ‘글로벌 사례’라는 제목으로 (대부분 영리 기업이지만) 어떤 조직을 소개하고 있는지를 목차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곳곳에 ‘진행자로서 자기 점검표’ ‘회의 준비 체크리스트’ ‘회의 진행 양식’ 등이 꽤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진행에도 시간 관리자나 기록자 등의 다양한 역할들로 준비 사항들을 나누어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독자들이 조금 더 책과 가까이 호흡하기를 기대하면서 만든 책 같습니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회의 진행과 관련한 여러 가지 용어들을 곳곳에서 설명해주는데, 국내서이지만 영어식 표현을 용어 옆에 달아주어서 다른 곳에서 외래어로 접하게 되더라도 금방 떠올리는 데에 도움이 되어줍니다. 조직 운영이나 인사 관리 등을 다룬 이름 있는 경영 잡지들에서 우리가 기억했으면 하는 어떤 통계 자료나 이론들도 꿀 정보입니다. 
  꼭 보았으면 하는 부분은 ‘그라운드 룰’입니다. 논의를 진행할 공간을 어떠한 기준에 맞추어 형성할지, 동료들에게 제안할 만한 항목들과 동의 과정에서 있을 법한 일들을 세세하게 다루어주고 있어서 아주 좋습니다. ‘실제 사용해보고 싶다’ 하는 프로세스 혹은 양식은 한 장 복사해서 회의실 벽에 붙여 놓는 것도 손쉽게 시도해볼 만한 신선한 시작일 수 있습니다.
  책 전반에 걸쳐 진행 순서에 따라 염두에 두고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적어주어서 다 읽고 난 다음에는 진행자로서 스스로 어떠한 가치와 태도에 주목해야 할지가 정렬되는 느낌이 듭니다. 


ⓒ 알라딘 제공



<시리즈 #1> 다음 글에서는 ‘효과적인 진행 도구’에 관해 소개드립니다. 






작성자 : 와이즈서클, 작성일 : 2019.01.10, 조회수 : 2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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