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팬들의 정치참여
활동사례 / by 그림 / 2020.08.25

최근 K-pop 팬들이 그들의 가장 주특기인 온라인 ‘총공’(총공격의 준말, 개인이 집단을 이뤄 힘을 모아 단체 행동을 하는 것)을 통해 Black Lives Matter 운동에 반대하는 백인우월주의와 트럼프 집회를 방해했다는 외신을 전해 들었어요. 미국의 K-pop 팬들은 인종차별적인 해시태그를 단 K-pop 아티스트 사진이나 직캠으로 소셜 미디어를 도배하거나 트럼프 집회 참가 티켓을 예매하고 정작 행사장에는 나타나지 않는 등 정치적 개입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온라인 액티비즘의 새로운 양상을 매우 흥미롭게 지켜 보았습니다. 관련 내용을 자세히 분석한 타임(Times) 지의 기사를 번역하여 공유합니다. 


※ 원문: Raisa Bruner, “How K-Pop Fans Actually Work as a Force for Political Activism in 2020”, Times, 2020년 7월 25일



2020년 K-Pop 팬들이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


수백만 달러의 기부금. 해시태그 장악. 티켓팅을 통한 트럼프 집회 방해. 이것은 고도로 조직화된 정치 캠페인이나 기부 캠페인처럼 들릴 수 있다. 사실 이것은 K-pop 팬들의 광범위한 연대가 만들어낸 작품이다. 지난 몇 달 동안 자신의 가치를 알린 K-pop 팬들의 힘은 언론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그러나 관심 있게 지켜본 사람들에게 K-pop 팬들이 현재 우리의 정치 담론에 미치는 영향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온라인에서 빠르게 집결시키고, 종종 진보적인 가치를 지키는데 익숙한 방탄소년단(BTS), 스트레이키즈(Stray Kids), 몬스타엑스(Monsta X), 이달의소녀(Loona) 같은 K-pop 그룹의 팬들은 온라인 행동주의(online activism)를 조직하고 성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들은 인권 캠페인에서 교육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종종 그들이 지원하는 아이돌의 이름으로 다양한 대의를 위해 수년 동안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다양한 그룹을 지지하는 국내외 수백만의 사람들은 인구 통계적 또는 정치적으로 단일한 집단이 아니다.


“K-pop 팬들은 그냥 K-pop 팬들이 아니다. 바이너리도 아니다. 그것은 비인간적이다.” 빌보드(Billboard)의 특파원이자 책 <BTS: Blood, Sweat & Tears>의 저자 타마르 허먼(Tamar Herman)은 말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그냥 K-pop 팬이 아니다. 이 일을 하는 것은 K-pop 팬인 흑인들이고, 이 일을 하는 것은 K-pop 팬인 Black Lives Matter를 지지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K-pop 팬덤들은 최근 K-pop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반흑인정서(anti-Blackness) 사례, 아이돌의 문화적 전유(cultural appropriation) 등 스스로 극복해야 할 내부 문제들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K-pop 레이블과 팬덤들이 전술로 활용하는 이 독특하고 다양한 연합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Alexandria Ocasio-Cortez) 하원의원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들이 재잘거림과 이를 조정하는 노력을 혼합하여 영향력 있는 물결을 만든 방법을 알아보자.



K-pop 정치 (K-pop politics)


12인조 걸그룹 이달의소녀(Loona)를 지지하는 K-pop 팬이자 트위터 사용자 Sahia S.는 “K-pop 팬이 된다는 것이 본질적으로 사회운동가가 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커뮤니티는 정치적 토론에 참여하는데 더욱 수용적이고, 지지하는 것에 대해 목소리를 낼 준비가 되어 있다.


“K-pop 팬덤 문화는 팬들이 서로 배우고 소통할 수 있는 정중한 분위기로 발전했다.” K-pop 콘텐츠를 온라인에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트위터 사용자 Krista Feind는 말한다. “많은 K-pop 팬들은 흑인, 라틴계, LGBTQ 등 소수 집단 출신이며 소셜 미디어는 비슷한 경험을 가진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다. K-pop 팬덤의 공동체 의식이 BLM(Black Lives Matter)와 같이 서로의 권리를 옹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은 팬덤들이 하나의 단위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행동주의(activism)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에 널리 퍼져있는 모든 팬들을 결합시키는 관점이 아니라 규모와 다양한 인구 통계를 반영한다. 이와 동시에 많은 K-pop 팬들을 이 장르로 끌어당기는 특징들은 보다 진보적인 대의에 일치하는 경향이 있다. K-pop 가사에서 자주 반복되는 주제 자기애와 사회적인 의식은 이러한 일치성을 강화한다.


허먼은 “K-pop 팬들이 반드시 더 진보적이라는 것은 입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신이 한국인이 아닌데 K-pop 팬이라면, K-pop과 한국 엔터테인먼트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사회정치적 행위이다. 이것은 당신 나라의 미디어가 보여 주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인이 아닌 K-pop 팬들은 다른 언어를 이해하고, 다른 문화를 배우고, 종종 남들이 폄하하기도 하는 이 장르를 지지하는 타고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특징들은 Black Lives Matter를 지지하고 트럼프를 반대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2020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고, 새로운 잠재적인 미국 유권자들은 이러한 토픽들에 큰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허먼이 묻는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처럼 행동하는데 왜 그렇게 놀라?" 그들은 단지 자신의 의견을 바이럴(viral) 될 수 있는 토픽으로 바꾸는 소셜 미디어에 정통하다.
 


소셜 미디어 장악 (Social media domination)


K-pop 팬들은 인스타그램, 트위터, 텀블러, 레딧, 페이스북, 틱톡, 유튜브, 디스코드, 트위치 등 거의 모든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활동하지만, 트위터는 팬들이 연대감을 느끼고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어  가장 인기있는 플랫폼이다. 팬들은 아이돌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든 앨범 발매를 홍보하기 위해서든 전 세계적으로 빨리 유행시킬 수 있는 해시태그를 만드는데 익숙하다. 예를 들어 방탄소년단 팬들은 트윗수와 유행시킨 주제들에 있어 많은 기록을 세웠다. K-pop 팬들이 트위터에서 하는 또 다른 주요 활동은 특정 아이돌이나 그룹의 비디오와 사진 편집본인 "팬캠(fancams)"을 공유하는 것이다.


Black Lives Matter 운동에 찬성하는 K-pop 지지자들도 이를 알고 있는 것이 당연했다. 지난 5월 말 달라스 경찰이 시민들에게 시위대의 비디오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하자, K-pop 지지자들은 팬캠으로 경찰 스캐너 앱을 도배했다. 사실상 앱의 기능이 다운되어 시위대를 감시하려는 달라스 경찰의 원래 목적에 쓸데없게 되었다. (그들은 “기술적 결함”이라고 트윗했다) 



경찰 방해 공작은 아래로부터 시작되었고 자연스럽게 성장한 집단적인 노력이었다. Black Lives Matter의 정신과 직접 싸우는 #WhiteLivesMatter 및 #BlueLivesMatter 태그를 포함한 팬캠, 밈, 비디오를 계속 올렸다. 운동은 빠르게 확산되었다. “팬들의 짓으로 보이지 않았다. 이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은 단 한 명이었을 것이다.”라고 허먼은 말한다. 그게 전부였다. “K-pop 팬들은 스트리밍이든 앨범 판매든 티켓 판매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동원하는데 정말 능숙하다. 그 힘을 다른 일에도 사용할 수 있다.”
 

Feind는 "나는 사람들이 유행하는 태그를 통해 혐오나 거짓 정보를 퍼뜨리지 못하게 인종차별적이고 부정확하며 무식한 해시태그를 달아 K-pop 사진이나 동영상을 계속 올렸다."라고 말한다. 이를 직접 격려하거나 말한 K-pop 아이돌은 아무도 없다.



모든 팬들이 이런 종류의 행동주의에 찬성하지 않았다. Sahia는 해시태그 스팸을 중단하기로 했다. 해시태그가 유행하는 토픽이 되고, 이것이 “진짜 문제”로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멀어지게 만든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팬캠 활동이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역효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에너지를 Black Lives Matter 운동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높이는데 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경찰 스캐너 앱을 다운시키는 것에는 참여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은 그들의 입장을 발표하는 고유한 형태를 만들었고, 소셜 미디어 활용 가능성에 대한 교훈을 주었다.  
 


자선단체 기부 (The charity angle)


팬덤(fandom)은 본질적으로 경쟁적이다. 그룹의 지지자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아이돌이 가장 많이 스트리밍되고, 가장 많이 티켓을 팔고, 가장 많이 비디오 조회수가 나오기를 원한다. 경쟁은 자선단체 기부 등 다른 활동에도 적용된다. 이 프로세스를 게임화하는 것은 윈윈(win-win)이다. 그룹들의 이름은 자선 활동과 연관되고, 단체들은 금전적 지원과 언론의 주목을 받고, 팬덤들은 뮤지션에 대한 사랑을 의미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6월 방탄소년단의 팬클럽 아미(ARMY)는 Black Lives Matter를 위해 총 100만 달러를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확인해준 방탄소년단의 기부금 100만 달러와 일치한다. 이 특별한 노력은 정기적으로 자선 활동을 조정하는 그룹 One in an ARMY에 의해 조직되었다. 그들은 뉴욕 타임즈에 기금 모금을 확인했다.



“K-pop 팬덤에 기부금이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K-pop 팬들은 서로를 능가하려고 할 것이다.”라고 허먼은 말한다. 그들은 자선 단체에 전화를 걸어 다른 팬덤이 기부했는지 확인하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이름으로 다른 팬덤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려고 시도할 것이다. “이는 코믹하다. 너무 좋고 너무 선의적이기 때문이다. 나는 경쟁심이 일을 발생시킨다고 말할 수 없지만, 일이 발생하는 방식 향상시킨다. 경쟁적인 요인이 일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일이 일어나는 방식을 강화시킨다.” 허먼은 이것이 기부의 힘이나 진정성을 감소시키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선의를 위한 돈은 선의를 위한 돈이다. 이것의 부작용은 효과적인 홍보이다.
 


티켓 구매 (Tickets in demand)


그리고 트럼프 집회가 있었다. 트럼프 대변인은 6월 오클라호마주 털사(Tulsa) 집회에 100만 명이 티켓을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결국 직접 참석한 사람은 6,000명이 조금 넘었다. 트럼프가 참가자 규모에 주목한 덕분에, 이 사실은 스티븐 콜베어(Stephen Colbert)와 같은 유명 코미디언의 풍자 주제가 되었다. 


주요 언론들은 "K-pop 팬들과 틱톡(TikTok)의 십대들"이 장난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보도했고, Feind 등 타임지가 이야기를 나눈 일부 개인 팬들도 이를 뒷받침했다. 그는 “정치 집회의 티켓 신청 같은 틱톡 이벤트에도 참여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털사 집회와 뉴햄프셔에서 개최 예정된 또 다른 트럼프 집회가 포함된다. 그러나 운동의 흔적을 추적하기는 어렵다. 주로 틱톡을 중심으로 회람된 털사 집회에 대한 사전 게시물은 캠페인의 게릴라 특성을 보장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삭제되었고, 티켓을 가진 사람들도 코로나19에 대한 우려 때문에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다. 팬들로부터 'TikTok 할머니'라는 별명을 얻은 한 여성은 유사한 메시지를 촉구하며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많은 논평가들은 관련 게시물을 팬덤과 소셜 미디어에 재빨리 고정했다.


Feind는 틱톡 사용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비디오를 추천하는 "For You" 기능을 통해 집회 방해 계획을 발견했다. 일부 K-pop 지지자들이 공개적으로 그 결과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티켓 트롤링 이후, 지상파 매체들은 대부분 평화적 시위라고 보도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캠페인 관리자 브래드 파스케일(Brad Parscale)은 “급진적인 시위자들”가 관련되어 있다고 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Ocasio-Cortez) 의원은 "Kpop 동맹 여러분, 정의를 위한 투쟁에 기여해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라고 트윗했다.



티켓팅은 K-pop 지지자들이 가진 기술들에 적합한 방법이었다. 콘서트 티켓은 몇 분만에 매진될 수 있기 때문에 팬들은 추가 이메일 계정을 만드는 등 자신이 원하는 티켓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전술을 가지고 있다. “티켓팅에 익숙한 팬들은 티켓을 어떻게 구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라고 허먼은 말한다. 그것은 어떠한 공식 채널이나 대규모 팬 계정에 묶이지 않은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에 의해 발생하고 인기를 얻은 "가장 자연스럽고 우연한 조직화"였다. 이달의소녀 팬인 Sahia는 이를 "가끔 발견할 수 있는 유머러스한 하나의 마음"으로 보고, "그들의 헌신과 에너지와 끈기는 자신의 아티스트가 입장문을 만들도록" 하는 것과 결합했다.


Feind에 따르면 이제 일부 팬들은 온라인 쇼핑 장바구니에 자신은 결코 구입하지 않을 트럼프 웹사이트 상품들을 채우면서 트럼프 팀에 대한 방해 공작을 이어가고 있다.


허먼은 이것이 반드시 당파적 노력은 아니라고 말한다. 다른 특정 후보에 유리한 대중의 움직임이 나타날 것을 의미하는지 예측하기 어렵다. “K-pop 팬들은 트럼프 집회를 망치며 스스로 '동맹'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들은 그냥 ‘트럼프가 트럼프다’ 식이었다.” 허먼과 트위터 팬들은 K-pop 지원이 다가올 투표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지나치게 낭만화하지 않도록 경고한다.
 


아이돌의 침묵(The silence of the idols)


역사적으로 K-pop 아이돌들은 국내외 정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미국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정치적인 나라에 있다. 우리의 선거는 엄청 오랜 시간이 걸리고, 연예인들이 정치인을 지지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아시아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라고 허먼은 말한다. 거의 모든 국가에서 아이돌들의 포지션은 가장 상업적으로 효과적인 중립이다. 예를 들어 2015년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가 방송 중에 대만 국기를 들었다가 결국 제작사는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그후 공개적인 사과를 했다. 


그러나 최근 사건들은 방탄소년단, 몬스타엑스, NCT 멤버, 제이미박, 빅뱅의 태양 등 많은 그룹들이 공개적인 입장문을 발표하도록 촉발시켰다. 오래된 팬들은 이것이 매우 드문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별다른 기대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팬들의 활동이 반드시 아이돌 포지션을 반영하거나 반영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K-pop 팬들의 행동은 자신의 아티스트를 대변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아이돌이 자신의 팬들의 행동을 묵인할 것이라고 가정할 수 없다. 일부 팬들은 너무 멀리 나간다.”라고 Feind는 말한다.


팬덤들의 정치 참여 증가를 선호하는 것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최근 그룹들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논란이 생겼을 때 매우 빨리 사과하거나 사과나 철회했다. 


결국 팬들이 정치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작성자 : 그림, 작성일 : 2020.08.25, 조회수 : 1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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