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클리핑] 20대 여성 자살률 급증
현안과이슈 / by 그림 / 2020.11.24

최근 20대 여성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노인이나 청소년의 자살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만 들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자살예방 정책 대상에서도 젊은 여성층은 제외되어 있습니다. 이제 막 20대 여성의 자살이 가시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비정규/시간제 일자리 또는 실업으로 인한 경제적 불안정, 젠더 불평등과 안전에 대한 위협 등에 코로나19 장기화가 젊은 여성들을 더욱 코너로 몰아 넣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20대 여성은 균질하지 않은 집단이기 때문에 이중 어떤 이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지/할 수 밖에 없는지 보다 면밀한 파악이 필요해 보입니다. 하루 빨리 관련 대책이 마련되기를 바라며 관련 현황, 원인과 대책을 다룬 자료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20대 여성 자살률 급증 현황 (관련 통계) 


2019년 10대, 20대, 30대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다. 특히 20대 여성 자살률은 전년 대비 25.5% 급증했다. 

- cf) 30대 여성 9.3% 증가 / 10대 여성 8.8% 증가 / 20대 남성 0.7% 증가 

- 2019년 1-9월 20대 여성 월평균 자살 사망자 25명 / 10-12월 평균 43.7명 

- 2019년 10-12월 자살 사망자 증가는 설리, 구하라 자살에 따른 베르테르 효과 추정
 


*출처: 통계청 2019년 사망원인통계 결과 발표
http://kostat.go.kr/portal/korea/kor_nw/1/1/index.board?bmode=read&aSeq=385219



2020년 상반기 20대 여성 자살률은 전년 동기 대비 43% 급증했다.

2020년 1월부터 8월까지 자살시도자는 15,09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이중 20대 여성 자살시도자가 가장 많다(32.1%). 

최근 5년 간 우울증‧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1020세대는 2배로 급증했다. 



▶아시아뉴스통신, “신동근 의원, ‘여가부, 20대 여성 코로나 블루 대책 마련해야’”, 2020년 10월 28일
https://www.anewsa.com/detail.php?number=2261570&thread=11

▶남인순 의원 보도자료, “코로나19가 덮친 2020, 자살시도자 중 20대 여성 가장 많아”, 2020년 10월 10일 

https://blog.naver.com/nisoon/222111928031

▶남인순 의원 보도자료, “‘우울한 1020세대’ 우울증‧공황장애 5년 새 2배 급증”, 2020년 9월 28일 

https://blog.naver.com/nisoon/222101918797




원인과 대책1 - 정춘숙 의원 주최 긴급간담회 


지난 9월 정춘숙 의원은 <청년 자살예방을 위한 간담회 - 코로나 시기 가장 심각한 20대 여성의 자살 및 자해 어떻게 살려낼 수 있는가?>를 열었습니다. 3명의 발제자는 각각 20대 여성 자살률 급증 원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하고 청년들이 직접 참여하여 자살예방정책을 만들 것을 제안했습니다.   
김현수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장은 다양한 청년 여성들과 면담을 진행한 결과 20대 여성 자살의 3대 요인으로 ▲취업 및 일자리를 포함한 경제적 요인 ▲안전하지 않은 사회 분위기 ▲보이지 않는 희망을 뽑았다. 그는 “여성가족부에서 진행하는 여성인력개발센터는 젊은 여성들이 가기 어렵고, 청년 관련 기관은 특정한 대학생 그룹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20대 여성들이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다양한 청년들이 직접 제안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숙랑 중앙대학교 적십자간호대학 교수는 “한국여성의 경우 1997년생이 1956년생에 비해 자살사망률이 7배 높게 나타난다”며 “청년 여성의 정신건강문제는 가부장적 성별분업, 성차별 등의 문제가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으면서 사회·문화·경제적 불평등이 병합되어 정신건강, 안녕, 행복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진행한 ‘청년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을 예로 들면서 청년 정신건강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청년들의 시각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함을 지적했다.
 


*출처: 951년생의 자살률과 각 년도 출생자의 자살률 비교. 장숙랑 중앙대 교수 제공



이현정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현재 20대 여성들이 사회구조 및 문화변동, 세대·계층·성별문제, 코로나19 등 중층적인 위기구조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1인 가구의 대세화로 일상적 돌봄 및 지지관계 붕괴, 권위주의의 잔재와 가족과 직장 내 성차별 및 젠더폭력 등 불평등한 사회 구조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IMF 전후 세대로서 각자가 사회적 생존권을 쟁취해야 하고, 비교적 남녀차별을 덜 받고 자란 여성들이 사회에서 경험하는 남녀차별과 젠더폭력에 더 큰 위협을 느끼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재난이 발생하면서 대부분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20대 여성들이 1차적 퇴출 위기에 놓였다고 말했다. 


▶정춘숙 의원 보도자료, “청년 자살 예방을 위해 온라인 긴급간담회 열어”, 2020년 9월 28일 

https://blog.naver.com/chounsook_jung/222101811708

▶간담회 자료집 내려받기
http://covid19seoulmind.org/wp-content/uploads/2020/10/국회긴급간담회-청년-자살예방을-위한-간담회-자료집.pdf




원인과 대책2 - 젠더미디어 슬랩 / 한겨레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자문위원은 20대 여성 자살률 급증 원인을 젊은 여성들의 불안정한 노동 지위로 본다. “우리 사회에서 핵심 인력은 남성 노동자가 하고 여성은 보조 인력으로 필요할 때 일하고 불필요하면 언제든지 빼도 되는 잉여인력처럼 활용됐던 거잖아요. 그러니까 여성들이 주로 서비스 업종에 있게 되고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서비스 업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으니까 20대 여성도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거죠.” 


정혜주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도 비슷한 관점이다.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남성보다 8%가 더 높은 상황이잖아요. 이 부분이 노동시장에서의 지위를 포함한 사회적인 지위로 이전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한국의 여성은 딱 그 위치에 있거든요.”


정 교수는 유럽의 사례를 든다. “결국 (유럽에서) 청년 자살에 제일 영향을 크게 미치는 인자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에요. 여성이 ‘가정 내 여성’으로 고려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고려되고, 같이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힘을 모으는 ‘노동시장의 참여자’로 만들어지는 것이 유럽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남녀 자살률 감소에 도움이 됩니다.


한편 가족 정책에 대한 지원이 많을수록 젊은 여성의 자살률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유럽의 연구결과가 있다. ’가족 중심’으로 설계된 정책적 지원들이 노동시장에서 독립된 개인으로서 살고자 하는 젊은 여성들을 배제하여 오히려 자살률을 높이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이다. 결혼과 출산을 전제로 한 지원 정책은 자신의 직업과 커리어를 중심으로 삶을 설계하는 ‘개인’인 청년 여성들과는 괴리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슬랩, “'조용한 학살'이 다시 시작됐다”, 2020년 11월 12일
https://youtu.be/qyXWtE7Osrg

▶한겨레, “‘조용한 학살’, 20대 여성들은 왜 점점 더 많이 목숨을 끊나”, 2020년 11월 13일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69898.html




원인과 대책3 - 김현수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장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장, 코비드19 심리지원단장을 겸임하며 20대 청년들을 가까이서 지켜보았습니다. 그가 최근 20대 여성 자살률 급증의 원인과 대책에 대한 생각을 밝힌 인터뷰 내용을 아래와 같이 발췌하여 소개합니다.    


20대 여성의 자살률이 급등하는 원인은 개인적 자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개인적 자원이 가장 적은 그룹에서 극단적 시도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들 중 고졸, 비정규‧비숙련 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서 정규직 되기도 어렵고, 부모의 경제적 도움도 받을 수 없는 1인가구의 외로운 여성이 많다.


상담 과정에서 N번방 사건이 가장 큰 분수령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몰카나 성추행, 성폭력과 같은 성범죄에 대해 남녀 간에 생각의 차이가 굉장히 크다. 여성들이 성범죄에 대해 갖는 두려움, 혐오 같은 감정의 스펙트럼은 훨씬 더 다양하다. 사회복지 차원에서도 안전망이 부족하고, 개인적으로도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낀다. 남자친구를 사귀었더니 자기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거나, 데이트폭력 같은 위협적인 상황을 겪는다.


이번에 팬데믹을 통해 우리 사회를 잘 몰랐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전문가들조차도 잘못된 통념을 갖고 있었다. 아까 말했듯 20대 여성 1인 가구가 서울에 많다는 것, 고등학교만 나온 젊은이들이 20~30%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 그리고 이들에 대한 사회적 대책이 거의 없다시피 한 것, 이런 것들이 그런 사례다. 특히 코로나19가 이들에게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었던 건 이들이 지금 일하고 있거나 장차 희망하는 직종과도 연관된다. 항공사, 여행사, 카페·식당과 같은 서비스업의 경제적 타격이 컸고, 그 여파가 고스란히 이들에게 전가됐다.


(20대 여성들에게 필요한) 기본 네트워크는 동료 네트워크다. 어른들의 네트워크보다 또래집단끼리의 네트워크가 제일 강력한 도움이 된다. 20대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서로 뭉쳐야 한다. 다양한 주제를 매개로 서로 돕고 연대하고 주장해야 한다. 그런 판을 만들어주는 게 제도다.


인식 개선이 우선이다. 청년들이 왜 살고 싶지 않고, 청년들이 왜 극단적인 자해-자살을 생각하는지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 다음에 청년들이 스스로 자살예방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희망이 있다는 게 중요하다. 없다고 느끼니까 문제다. 청년들이 스스로 만들 수 있는 희망도 있고, 어른들이 만들어줘야 되는 희망도 있다. 두 가지가 다 잘 안 되고 있다. 교육제도도 안 바뀌고, 가부장적 문화도 남아있다. 한국 사회에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바뀌어야 한다. 먼저 교육 분위기다. 입시 중심의 교육이 빨리 바뀌어야 한다. ‘공부 아니면 안 된다’는 인식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 그 다음에는 가부장적인, 남성중심의 사고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많이 제공해줘야 한다. 그래야 희망이 생긴다. 어른들 월급을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청년에게 희망이 없다면 우리 사회는 갈수록 망가진다. 


▶피렌체의식탁, “[김현수 인터뷰] 20대 여성의 자살 급증…심리적·경제적 방역을 서두를 때다”, 2020년 11월 17일
https://firenzedt.com/11918  



기타 


▶경향신문 “‘코로나19는 공평하지 않다’ 2020년 상반기 여성 자살 사망자 1924명”, 2020년 10월 8일 

https://m.khan.co.kr/view.html?art_id=202010080921001&utm_source=urlCopy&utm_medium=social_share

▶국민일보, “심상찮은 코로나 블루, “수도권 2030 여성 극단 선택 급증”[이슈&탐사]”, 2020년 9월 8일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987129&code=61121111&cp=nv

▶여성신문, “코로나 우울, 20대 여성에게 더 가혹하다”, 2020년 9월 17일 

https://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2403

▶중앙일보, “[그래픽텔링] '개천 용' 없고 금수저 쏠림…文정부 청년 현실”, 2020년 10월 14일 

https://news.joins.com/article/23893741


*대표사진 출처: https://healthmatters.nyp.org/how-to-spot-the-potential-warning-signs-of-suicide/






작성자 : 그림, 작성일 : 2020.11.24, 조회수 : 2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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