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펭귄] 14. 쓰레기 분리수거, 언제부터 했을까?
스토리 / by NPO지원센터 / 2019.04.09
'퍼스트 펭귄 캠페인'은 펭귄 무리 중에서 제일 먼저 검은 바다로 뛰어들어 다른 펭귄들에게 용기를 주는 ‘퍼스트 펭귄’과 같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과 제도에 대
해 처음 목소리를 낸 시민들과 '공익단체'들을 알리는 캠페인입니다. 앞으로 우리 사회의 ‘퍼스트 펭귄’들의 스토리가 연재됩니다. 함께 응원해주세요! 본 기획연재는 카카오같이가치와 서울시NPO지원센터가 함께 합니다.





쓰레기란 무엇인가 


『일본정부의 쓰레기 정책』이라는 책에서는 쓰레기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인간 생활에 있어 어떤 관점에서 보면 가치가 있을 수 있으나 소유자의 입장에서 보면 불필요한 것이라고 생각되어 배출된 모든 형태의 것’.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 식탁에서 나와도 어떤 것은 음식물쓰레기에 들어가고 어떤 것은 음식물쓰레기가 아닙니다. 대부분 동물사료와 식물 비료로 재가공할 수 있는 것을 기준으로 하지만 그 배출 방법은 다릅니다. 어떤 곳은 쓰레기봉투를 사용하고 어떤 곳은 바구니를 주기도 하고 어떤 곳은 기계에 넣으면 무게를 달아 코인을 넣기도 합니다. 김장용 음식쓰레기봉투를 파는 곳이 있기도 합니다. 

 

모두 같은 음식물쓰레기가 아닙니다. (사진 : 이하나)



외국에서 오래 생활한 사람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겪는 생활고충 중 하나는 바로 쓰레기를 음식물쓰레기, 일반쓰레기, 플라스틱, 캔 등으로 분리해서 내놓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나의 봉투에 모든 쓰레기를 쓸어 담거나 정해진 봉투가 없는 나라가 많다고 해요. 


우리나라는 2018년 현재, 쓰레기 재활용률이 세계 2위입니다. 반면 2015년 기준으로 연간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도 세계 2위이며, 한 사람이 1년에 사용하는 비닐봉투의 양은 420개입니다. 이렇게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면서 폐기물 재사용률도 높은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쓰레기 폭탄이 쏟아지던 90년대 초반 


지금으로부터 26년 전인 1992년, 우리나라의 1인당 쓰레기 양은 1.8kg이고 이중 재활용률은 7.5%뿐이었습니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의 개최 뒤에 필요한 것을 사는 생활에서 원하는 것을 사는 생활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경제성장이 가져온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부족한 것을 사는 것이 아니라 부족하지 않아도 사는 물건이 많아지니 갑자기 쓰레기가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시마다 쓰레기매립장을 찾아야 했고 새로 매립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주민들과 지방자치단체가 충돌하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이러다 모두 쓰레기 더미 위에서 살게 될 것 같아”

 

ⓒShutterstock 


환경을 걱정하는 단체들과 시민들은 늘어나는 쓰레기 양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 판단하고 대책과 방법을 강구해 정부에 제안하기 위해 ‘자원순환사회연대’를 중심으로 모였습니다. '자연순환시민연대'의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활동은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

 

우선 몇 가지 지역을 선정하여 관찰을 시작했어요. 쓰레기를 왜 줄여야 하는지, 어떻게 재활용할 건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종량제를 전국적으로 실시할 수 있을 때까지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로 했습니다. 또한 사람들은 쓰레기를 어떻게 생각하고 생활 쓰레기는 어떤 부분에서 많이 생기는지 파악하고 정부는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지 확인해야 했죠. 포장재를 만들고 사용하는 기업체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살펴봐야 했습니다.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 집단, 청소미화업체, 정부는 머리를 맞대고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퍼스트 펭귄들, 거리와 마을로 나서다 


정부는 우선 쓰레기 배출을 줄이기 위해 쓰레기 종량제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쓰레기봉투를 사야 하고 일일이 분리해야 하는 주민부담이 있으니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하며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어요. 쓰레기는 각 지방정부가 처리하도록 하되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건지 방침을 연구했습니다. 시민사회단체는 주민 차원에서의 부담과 문제점을 세밀하게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모니터 요원이 되기도 했고 쓰레기에 대한 공부도 했습니다. 정책간담회를 열어 쓰레기 처리를 해결하고 있는 공무원들과 청소미화업체의 의견도 들었어요. 


“모두가 편리하게 쓰레기를 배출하면서

쾌적하게 살 수 있을까?”

 

쓰레기는 꼭 분리해서 배출해주세요. (사진 : 이하나)


주민홍보를 위해 더운 여름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쓰레기 종량제가 필요한 이유를 알리기 위해 거리 캠페인을 하며 홍보지를 나누기도 했고, 밤에는 마을마다 열리는 반상회에 참석해 종량제 실시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늦은 밤엔 종량제 사업이 시행되면 당장 소상공인들에겐 어떤 부담이 생기는지 이야기를 들으러 다녔고요, 새벽이면 환경미화원들과 같이 거리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나르면서 종량제의 문제점을 파악하기도 했습니다. 민간평가단으로 이름 지은 퍼스트 펭귄들은 행정편의주의로 흘러갈 수도 있는 제도의 허점을 속속들이 찾아냈습니다.


먼저 시범지역을 돌아다니며 지역의 특색을 파악하고 쓰레기를 어떻게 버리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두 번째로는 주민들이 쓰레기 종량제 실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었고요, 그다음엔 지방정부의 공무원들과 지방의회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정리했습니다. 다음엔 늘어난 소비로 인한 세련되었으나 과장된 포장재가 가장 많이 나오는 유통업체를 찾아다니면서 쓰레기를 어떻게 버리고 있는지 파악했어요. 유통업체마다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계획이 있는지도 조목조목 물어보았습니다. 


쓰레기 문제, 다 해결되었나요? 


쓰레기 종량제는 법제화되어 시행이 되었지만 퍼스트 펭귄들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재활용품 수집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주민들이 애써서 분리를 해 두어도 마구잡이로 뒤섞어 가져가 버려서 허탈한 일도 많이 있었고요, 재활용 기술이 부족해서 활용되지 못하는 재활용품들이 한참 방치되어 있다가 결국 쓰레기매립장으로 직행하기도 했습니다. 현장에서 발로 뛰어다닌 시민단체들의 조사 결과와 정리 자료는 정부에 제안하여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채워나가게 되었습니다.


퍼스트 펭귄들이 일일이 골목을 다니며 설명한 것과 정부의 홍보가 뒷받침이 되었고, 시민들도 열심히 분리수거와 쓰레기 종량제에 동참해 이 제도는 빠르게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쓰레기를 쌓아두었다가 태워버리는 방식은 환경에 나쁘니 이 부분도 개선하자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대안 중 가장 좋은 방법은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물건을 너무 쉽게 버리지 말아요ㅠ_ㅠ


1995년 쓰레기 종량제가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시민들의 의식도 높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나라는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는 나라입니다. 물건 하나 사더라도 파손을 우려한다며 꼼꼼히 이중 삼중으로 포장되어 있는 것들은 대부분 썩지 않는 것들입니다. 수많은 택배박스는 어떤가요? 강력한 본드로 붙어 있는 플라스틱 포장재들은 수백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만든 사람이 책임지는 쓰레기 종량제 


민간단체들이 만든 원칙인 “오염 원인자 부담 원칙”은 시민들에게만 적용되고 있습니다. 과다한 포장재를 사용하는 업체들은 아직도 많습니다.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는 사람들 중 쓰레기가 싫다며 그 자리에서 모든 포장을 버리고 올 정도죠. 시민들의 노력에 비해 기업체가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지난 26년간 정부가 대책과 방안을 내놓고 시민들의 적극적 협조로 환경단체들의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런데 기업체들은 큰 변화가 없습니다. 일부 화장품 업체에서 쓰레기 줄이기를 위해 공병을 회수하거나 비닐봉투 사용을 자제하지만 과시용 과대포장은 여전한데요. 이 문제는 모두 소비자가 원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기업들의 과다한 경쟁일까요? 이젠 시민들의 의식을 따라가지 못한 채, 가장 많은 쓰레기를 만들고 있는 기업들의 변화도 함께 필요합니다. 퍼스트 펭귄들의 노력에 함께 힘을 실어주세요!




| 기획 : 서울시NPO지원센터, 현장연구자모임 들파
| 스토리 :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총장)
| 글 : 이하나 (hana@allmytown.org)
| 삽화 : 이한비 / 인포그래픽 : 문화공동체 히응



​ 재활용품 분리수거 방법(환경부) : http://www.me.go.kr/issue/recycle
​ '쓰레기 없이 살기' 실천 사례 : https://goo.gl/un4tYY
​ 자연순환사회연대 : http://www.waste21.or.kr

작성자 : NPO지원센터, 작성일 : 2019.04.09, 조회수 : 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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